POONY'S

 

팬텀 블루 미스트! ~TTS~ 제1부

💎 팬텀 블루 미스트! ~더 타임 시커~ 1부 : 과거를 훔치는 괴도 저, 오늘이 처음인데…… 좀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개요 모든 일이 끝나고 평화를 만끽하는 괴도와 형사. 괴도의 최근 관심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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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시작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일상입니다.
 
당신의 인생에 난데없이 끼어든 미나는 괴도 일을 잠시 그만두고 백수처럼 강지의 집에서 뒹굴거리고 있죠.
 
그래서인지 심심하다며 변장을 하고 경찰서에 찾아오거나,
 
범죄 현장에 따라가서 은근슬쩍 당신을 돕는 등 식은땀을 빼게 만듭니다.
 
예전처럼 스케일이 커다란 사고를 치지는 않습니다만, 장난을 좋아하는 성격은 여전하네요.
 
지금도 당신에게 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잖아요?
 
미나:(달라붙어있음)
 
강지:내가 그렇게 좋아?
 
미나:형사님이 날 이렇게 만들었잖아.
 
강지:(쓰담...쓰담...)
나 때문이라고...
조금... 양심 없는 거 아니야?
 
미나:뭐가~?
 
:관찰력 판정
 
강지:먼저 접근한 건 너니까.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그래, 안 그래?
 
유심히 바라보고 있으면, 얄미운 얼굴이 히죽 웃습니다.
 
강지:(코 꼬집)
 
미나:안 그러지... 아야!
 
강지:양심 없어.
 
미나의 한쪽 귀에 걸린, 장미꽃 귀걸이가 희미한 빛을 발합니다.
 
악용하기에 딱 좋은 장미꽃 귀걸이가 있으니까요.
 
강지:(귀 만지작)
 
원래 한 쌍이지만, 나머지 한쪽은 강지가 보관하고 있습니다.
 
……참, 혹시 귀걸이의 사용법을 잊어버린 건 아니죠?
 
강지:(알고잇어!)
 
미나:간지러워~
 
강지:간지러우라고 하는 거니까.
 
미나:(손 찰싹!)
 
강지:아야.
 
미나:흠흠. 얼마나 고마운 귀걸이인데.
이거 덕분에 내가 요리조리 빠져나갈 수도 있고~
 
강지:내가 더 도움되지 않나.
 
미나:원한다면 강지한테 뿅 갈 수도 있고~
 
강지:그냥 걸어와.
맨날 놀래키고.
 
미나:멀리 떨어져 있어도 언제든 같이 있게 할 수 있는거라구! 안 로맨틱해!?
 
강지:흠.
 
미나:그리고 이게 얼마나 출퇴근에 용이한데.
 
강지:넌 출근을 안 하잖아.
 
미나:장거리는 무리지만 집에서 역까지라던가... 특히 집에 뭘 두고 왔을 때!
어디 나가기는 하거든!
 
강지:나한테는 아무때나 쓰지 말라더니.
 
미나:강지는 초보니까 아무때나 쓰면 안되지. 후후.
 
강지:참나.
최후의 마술 어쩌고 하더니. 그 말은 잊어버린 거야?
 
미나:귀걸이 쓰는 건 마술이 아니니까~
 
강지:그럼 뭔데.
 
미나:(고민)
도...구의 힘?
미밥
마법?!
 
강지:미밥?
 
미나:ㅡㅡ
 
강지:ㅋㅋㅋㅋㅋㅋㅋ
 
미나:(꽝꽝때림)
 
강지:마법이나 마술이나 그게 그거 악!
 
미나:근데 요새 궁금한 게 생겼어.
목적지가 서로의 위치일 때... 귀걸이를 동시에 쓰면 어떻게 될까?
 
강지:그게 무슨 말이야.
 
미나:그니까~ 우리가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서로를 생각하면서 쓰면 어떻게 될까, 이거인거지.
 
강지:이거 한 쌍이 하나 아니야?
안 되겠지.
 
미나:왜? 서로의 위치가 뒤바뀔지도?
 
강지:말도 안 돼.
 
미나:아니 뭔가 더 재미난 일이 생길지도 몰라!
 
강지:하지마라.
 
미나:우리 해보자!
 
강지:하...
 
미나:해줘해줘해줘~!!!
 
강지:아무일도 안 일어난다니까.
고장나는 거 아냐?
 
미나:그러니까 실험해보자구!
아니야~!!
 
강지:어떻게 알아.
 
미나:어떻게 하면 들어줄 거야!
 
강지:진짜 천하의 괴도가 할짓없어서 이런 실험이나 하고...
 
괴도 일을 쉬고 있으니만큼, 심심했던 걸지도 모릅니다.
 
괴도를 그만둔 미나는 결국 일반인이니까요.
 
심심하니 놀아달라며 먼저 찾아오는 것도 언제나 미나 쪽이었죠.
 
……조금쯤은 다정하게 대해줘도 괜찮을지도요. (안 그래도 됨)
 
강지:흠...
그렇게 하고 싶어?
 
미나:응!!!
 
강지:(귀걸이 꺼냅니다)
 
미나:와~~~~~~~~~~~~!
 
강지:한 번만이야.
 
미나:알겠어!!!
(조금 거리둔 채로 준비자세 합니다)
실험이니까 가까운 거리에서 먼저!
 
강지:어어... 그래.
 
미나:셋, 둘, 하나! 하면 동시에 쓰는 거야??
 
강지:알았어.
 
미나:이동하고 싶은 장소는 강지랑 나. 서로.
준비됐지? 시작할게?? 타이밍 놓치면 안 된다!
 
강지:알았다니까.
 
어휴, 역시 귀찮은 괴도예요.
 
강지:(그래도 귀여움)
 
착한 강지는 떼쟁이 미나를 놀아주기로 합니다.
 
귀에 닿는 감촉이 낯설면서도 그립습니다.
 
마력 3을 주입하면 은은한 진동과 함께 붉은 빛이 반짝이네요.
 
팔 하나의 거리에서 미나가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잔뜩 기대하고 있는 얼굴이, 천천히 수를 세기 시작합니다.
 
미나:셋...
둘,
하나!
 
……번쩍!
 
돌연 섬광이 번쩍입니다.
 
번개가 치는 듯한 굉음이 뇌리를 강타합니다.
 
온몸이 홱, 앞으로 쏠리는 것 같은데 두 발은 지면에 단단하게 붙어 있습니다.
 
놀란 표정의 미나가 당신을 향해 손을 뻗습니다.
 
그러나 손은 서로를 통과하며 흐느적거릴 뿐입니다.
 
무언가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예감이 듭니다.
 
강지:뭐야!
 
:건강 판정
 
강지:
건강
기준치: 70/35/14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지독한 멀미와 두통 속에서도 눈을 뜨고 앞을 봅니다.
 
기절한 미나의 몸이, 선 채로 축 늘어져 있습니다.
 
강지:????
 
문득 서로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우린 어디로 가고 있는 거죠?
 
강지:미나야!!!
 
이윽고 시야가 까맣게 물듭니다.
 
전원, 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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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정신 차려요! 기절하면 안 돼요!”
 
흔들흔들, 누군가 당신의 몸을 흔들고 있습니다.
 
아까부터 일던 멀미와 두통은 이것 때문이었을까요?
 
강지:윽...뭐, 뭐야.
 
우선은 괜찮으니까, 이것 좀 멈추라고 하는 게 좋겠습니다.
 
강지:우욱...
흔들지마세요... (헬슥)
 
막혔던 숨을 토해내자 대답은 생각보다 명료하게 나갑니다.
 
“다행이다…….”
 
“갑자기 위에서 떨어져서 깜짝 놀랐다고요.”
 
네? 위에서요? 떨어져?
 
그러고 보니 등이 아픈 것도 같고.
 
강지:위...
 
어쨌든, 이 목소리는 미나가 틀림없습니다.
 
미나의 장난(책임 전가)이 무사히 수습된 모양이군요.
 
그놈의 귀걸이부터 당장 압수해서 어딘가에 집어넣어야겠습니다.
 
어쩐지 미나에게서 위화감이 느껴지긴 하지만…….
 
“눈 좀 떠보세요. 진짜 괜찮은 것 맞죠?”
 
강지:(눈을 천천히 떠봅니다)
 
눈을 뜨자, 사방이 깜깜합니다.
 
몸 밑으로 딱딱한 아스팔트 바닥이 느껴집니다.
 
당신을 내려다보는 미나의 머리 뒤로, 구름에 가려진 달빛이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왜 밖에 있는 거고, 그보다 왜 밤이 된 걸까요?
 
아니, 그전에…….
 
강지:뭐야...?
 
미나:박물관은 벌써 문을 닫았어요. 내일 다시 오셔야 할 거예요.
 
이 미나, 왜 이렇게 낯선 어조로 말하고 있는 거죠?!
 
강지:?
 
마치 ‘나’를 모르는 것처럼요.
 
:관찰력 판정
 
강지:뭐가 어떻게...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확실합니다.
 
미나의 눈길이나 어조는, 전혀 모르는 사람을 볼 때의 것입니다.
 
게다가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지만, 얼굴도 좀 달라진 것 같아요.
 
뭐라고 할까. 이전과 달리 더…….
 
구름이 흘러갑니다.
 
일시적으로 걷힌 밤하늘, 밝은 달빛이 당신과 미나를 정면으로 비춥니다.
 
당신은 미나를 똑똑히 볼 수 있습니다.
 
새까만 일색의 옷, 푹 눌러쓴 야구모자.
 
강지:??
 
사람 하나는 들어갈 만한 묵직한 가방을 멘 그 얼굴은,
 
당신이 기억하는 것보다 몇 년은 어렸습니다.
 
강지:(아기다.)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미나:역시 머리를 다친 거 아니에요?! 왜 이렇게 반응이 늦지?!
 
과거…… 과거로 돌아온 걸까요?
 
이걸 돌아왔다고 할 수 있나?
 
강지:지금... 몇 년도야?
 
당신의 혼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나는 당신의 눈앞에 손을 휘휘 저어봅니다.
 
미나:네??? 20xx년이요...! (한 6년 전)
 
강지:망했네.
하.........
권미나.....
 
미나:?!
 
강지:어떻게 하냐, 이제...
 
미나:(동명이인이겠지? 조금 당황)
어쨌든 돌아가세요!
 
강지:6년 전이면... 우리집엔 다른 내가 있겠네.
 
미나:네?? (역시 이사람 머리를 다쳤나봐...!!)
 
강지:골치야... 어떻게 해!
권미나! 그 귀걸이 갖고 있어?
 
미나:병원부터 가보시는게... 네?!
 
강지:장미 귀걸이 말이야!
 
미나의 귀를 봐도 뚫은 흔적은 하나도 없네요.
 
귀걸이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듯 해보여요.
 
강지:(절망)
으아아아아악!!
 
강지 역시 귀에 손을 대봐도 귀걸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간을 ‘뛰어넘는’ 충격으로 튕겨 나간 걸까요?
 
강지:그냥 내버려둘걸!!!!
 
귀걸이로 시간마저 이동할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찾지 못한다면 평생 이곳에 있어야 할지도 모르잖아요.
 
미래가 암담합니다.
 
미나:;;
 
강지: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도와줘, 귀걸이 찾아야 돼.
 
미나:갑자기 귀걸이를 찾아달라뇨...;;
 
강지:그게 내 전 재산이야!
 
미나:밤이라서 더 찾기 어려울 거예요! 내일 낮에 다시 오던가 하세요!
 
강지:안돼!
갈 곳 없어!
 
미나:이...
호텔이라도...
(건너편 건물 가리킴)
 
강지:...
(주머니 뒤져봐요)
 
당연히 텅 빈 채입니다.
 
강지:빌려줘.
 
미나:(당황)
(이어서 오는 황당함)
아아니... 저 돈 없어요...!
 
강지:넌 어차피 보통사람이 아니니까 이해해줄 거야.
난 네 미래 남편이야.
 
미나:네!?
 
강지:그러니까 협조해.
 
미나:(이사람 미친 사람인가봐!)
(핸드폰 들어서 112 눌러요)
 
강지:아니, 왜 그래!
(폰 뺏어요)
너... 괴도잖아!
 
미나:앗, 내 포,
 
강지:112부르면 누가 오겠어?
경찰이오겠지!
 
미나:(떠억)
호의로 도와드렸더니 대뜸 도둑 취급하시는 건가요!?
 
강지:????
지, 진짜 몰라?!
 
강지를 향한 호감도가 떨어졌다.
 
강지:(안돼!!!!!!!)
 
미나:됐어요! 신고하기 전에 가세요!
 
강지:...
(털썩)
난 끝났어...
 
미나:... (미간짚)
 
강지:미나도... 커리어도... 집도.... 가족도...
다 잃어버렸다...
(길바닥에 주저 앉아요)
 
미나:저 이따 할 일이 있거든요...; 제발..
일단 응급실에 모셔다 드릴게요.
저 잡고 일어나세요. (손을 내밀어요)
 
강지:됐어...
 
미나:빨리 ㅡㅡ
 
강지:너도 하나도 모르는 것 같고.
내버려 둬...
권미나가 알아서 하겠지.
 
……그런데, 미나는 왜 이 시간까지 박물관을 배회하고 있는 거죠?
 
아무리 아르바이트라고 해도, 이미 박물관은 문을 굳게 닫았는데요.
 
강지:흑. 흑. 흑. (연기톤)
 
이때의 미나는 정말로 아직 괴도가 아니었던 걸까요?
 
아니, 어쩌면…….
 
:지능 판정
 
강지: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미나:저기요..!;;
 
자신이 괴도라는 걸 숨기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말로 안 된다면 증거를 잡는 수밖에 없죠.
 
그리고 증거를 얻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몸수색입니다!
 
강지:(힐끔)
그 가방에 뭐가 들었지?
 
미나:네?
아무것도 없는데요???
(뒤로 물러납니다)
 
강지:그런데 왜 물러나지?
(일어서서 성큼 다가가요)
 
:가방을 조사하려면 민첩 판정
 
강지: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미나:거리를 두려고 그러는 거죠~
 
강지:왜?
 
강지는 순식간에 손을 미나의 뒤로 뻗어 가방을 덥썩 붙잡고 지퍼를 힘껏 당깁니다!
 
미나:뭐, 뭐하시는 거예요!!!1
잠깐잠깐!!!!
 
미나가 기겁하며 그제야 손을 내젓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강지:(가방 뒤집어서 탈탈 털어요)
 
시원스럽게 열리는 가방의 암흑 속, 나타나는 것은……
 
툭, 투둑, 툭.
 
아스팔트 위로 흉흉한 물건들이 떨어집니다.
 
방독면, 폭탄 3종 세트(섬광탄/연막탄/수면탄), 밧줄과 손전등, 실감 나는 미끼 인형,
 
가짜 피 주머니, 목 쿠션과 침낭, 귀여운 곰 인형, 길리슈트, 경비원 모자와 복장,
 
강지:우와~
 
적외선 탐지 선글라스, 거기에 특수한 모양새의 총까지!
 
일반인이라면 그 쓰임새도 짐작 못 할 것들입니다만,
 
강지:총?
 
당신은 형사─ 중에서도 괴도와 지독하게 엮였던 괴도 전담 베테랑입니다.
 
스캔하는 것만으로도 저 총이 마취총이라는 건 이미 파악했죠.
 
미나는 벌벌 떨며 양손을 들어 올립니다.
 
강지:이야... 이거이거...
 
미나:마, 마취총이에요!!!
 
강지:이런데 112를 부른다고?
알아, 마취총인거.
 
미나:중고 거래로 산 거라 고장 난 걸 수도 있어요…… (헤헤..)
 
강지:폭탄은 뭐야?
 
미나:……하, 한 번만 봐주세요…… 제발...!
(강지 바지끝 잡아요)
 
강지:이 시절의 나라면 경찰대 진학중이겠네...
그럼 지금 직업이 뭐게?
 
미나:........ (안색 싸악)
아니 진짜 제가 그, 여태 착하게 살았는데요. 이게 다 사정이 있어서요!!!!!!!!!
 
강지:자세한 건 안에서 들어야겠어.
서로는 안 가. 나도 사정이 있거든.
대신 호텔비 내줘.
 
미나:.... (울망이다가 흘끔)
돈... 주면 풀어주시는 거죠...?
 
강지:...아니, 나랑 얘기 좀 하고 가.
나 굉장히 혼란스럽거든.
얘기 마치면 진짜 돌려보내줄테니까.
 
미나:무슨 얘기요...? 역시 아닌 척 서로 데려가려는 거죠!
 
강지:아니야.
 
아무래도 미나를 진정시킬 필요가 있겠습니다.
 
하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강지:(심리학 판정 해볼래요)
 
신고하지 않겠다, 못 본 척하겠다고 해도 미나는 당신을 의심합니다.
 
:해보십쇼
 
강지:
심리학
기준치: 60/30/12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진짜 당신이 자신을 탄로시킬까봐 불안해하는 것 같네요.
 
저런데 괴도를 하겠다니...
 
강지:흠...
(얼른 가방을 여며줍니다)
 
여차하면 당신에게 마취총을 쏠 생각까지 하는 것 같습니다.
 
강지:(마취총은 손에 쥐어줘요)
만일 내가 허튼짓하면 이걸로 쏴.
이제 신뢰가 가?
내가 본 것들 전부 비밀로 할게.
 
미나:...
 
강지:그러니까 얘기 좀 해.
 
미나:무슨 얘기요. 저 할 일 있다고 말했잖아요.
저 할 일 끝나고 해요, 그럼...
 
강지:무슨 일인데?
 
미나:... (가방 뒤로 빼냄)
 
강지:무슨 일.
 
아무래도 박물관에서 훔칠 게 있었는 모양입니다.
 
강지:...
 
가방 속 경비복만 해도 눈에 선하네요.
 
강지:도와줄까?
 
미나:.........당신이 뭔데요?
 
강지:잠입수사 경력이 꽤 되거든.
 
미나:경찰을 어떻게 믿어...!
 
강지:신뢰해 줘.
나한테 지금 믿을 건 너밖에 없다고.
 
:강지 지능 판정
 
강지: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강지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네요.
 
강지:아니면...
망이라도 봐주랴?
 
그래도 괴도일을 하려는 미나 앞에서 경찰이라는 신분을 밝히는 건 마이너스였을지도 모르겠어요.
 
차라리 반대는 어떨까요?
 
도둑을 진정시키고, 경계를 허무는 마성의 그 말!
 
밤중에 건물 외벽을 타다 떨어진 당신만이 할 수 있는 발언을!
 
형사가 쓰기엔 다소 신념에 어긋나지만, 지금은 시간을 뛰어넘은 과거니 괜찮지 않을까요?
 
강지:(이미 늦은것같은데)
 
:대인기능 써서 해보자 ㅁㅋ
 
강지:...크흠.
흠흠. (생각하는 중)
 
미나:다짜고짜 믿으라고 해도... ㅡㅡ
(경계모드의 고양이 됨)
 
강지:큽...풋....
크하하하하하!!
 
미나:.........??
 
강지:역시 애송이라니까.
그 말을 믿었어?
 
미나:(혼란의 미나)
 
강지:6년 전이라는 말을 그대로 믿다니.
 
미나:???? 안믿었거든요!?
 
강지:내가 왜 위에서 떨어졌겠어.
잠입하려다가 떨어진 거야.
게다가 이 시커먼 복장을 봐. (럭키.)
 
미나:.....
 
강지:내가 경찰이었으면 가방보고 헛소리나 했겠냐?
바로 잡아갔지.
이거 딱~ 감이 애송이라, 좀 놀려봤다.
 
미나:설마 설마 했는데.... 진짜 도둑놈이었어!!!
 
……네가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지.
 
강지:어쭈, 도둑놈이 도둑놈 소리를 해?
(딱콩)
 
미나:아야!
아~ 죄송해요. 진짜 도둑을 보는 게 처음이라 그만.
 
강지:머리 염색이라도 좀 하지.
진짜 도둑 가짜 도둑이 어딨어?
손 대는 순간 다 도둑이지.
 
미나:오.....
뭘 훔치려고 오신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다른 곳 알아보세요.
여기 훔칠만한 거 별로 없기도 하고...
오늘은 좀 위험하기도 하고...
 
강지:왜?
(가자미 눈)
 
미나:음……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네...
혹시, 스스로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강지:아니, 난 의적이야.
 
미나:...!
 
강지:(씨익)
아직 데뷔는 못했지만 팬텀 블랙 와일드라고 불러주겠어?
 
미나:(조금 진지했던 눈빛이 사그라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겠어요... 말해줄게요.
사실 제가 방학동안 이 박물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거든요.
 
강지:(대학생 미나...)
 
미나:근데 어느 날, 전시된 ‘물건’을 사악한 의식에 쓰려는 음모를 우연히 듣게 되었어요.
처음에 경찰에 알렸는데 장난 신고 취급을 받더라구요...
 
강지:아아, 역시 너도 그걸 노리고 있었군.
 
미나:그래서 결국! 제가 하기로 마음 먹었죠. (엣헴.)
 
강지:그럼 너도 나랑 같이 의적이네.
 
미나:...
 
덥썩, 미나가 당신의 양손을 꽉 붙잡습니다.
 
강지:깜짝아!
 
젖혀진 모자챙 아래로 어딘지 간절한 표정이 드러납니다.
 
미나:사실... 괴도 일은 오늘이 처음이에요.
좀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강지:뭐라고?
아까는 그렇게 싫다더니.
 
미나:도둑질 선배시잖아요. 전 진짜 아무것도 모른단 말이에요. (울망)
그때는... 이런 멋진 도둑선배인지 몰랐으니까!
 
강지:그럼... 끝나면 호텔비 내줘.
 
미나:(끄덕끄덕!)
 
강지:좋아. (씨익 웃어요) 도와줄게.
 
미나:야호!!!
 
당신이 기억하는 팬텀 캣 로즈는 범행에 실패한 적이 없었습니다.
 
과거에서 무슨 일이 생겨 체포당하기라도 하면 미래가 뒤틀릴 것 같으니까요.
 
아직은 좀도둑 꿈나무에 불과하지만.
 
제안을 받아들이면 미나는 무척이나 기뻐하며, 이때부터 강지를 ‘선배’로 부르며 쫓아다닙니다.
 
미나:그럼 바로, 제가 아는 걸 전부 공유해 드릴게요!
 
강지:응.
 
미나:(노트 탁 펼침) 저희가 상대하는 그 악당은요. 남의 눈에 띄는 걸 극!!!도로 싫어해요.
그래서 도둑이 들었는지도 모르게 새벽 2시경에 물건만 훔칠 계획을 세웠다더군요.
저는 그것보다 한발 먼저 물건을 훔치려고 해요.
물건을 먼저 훔치고 경찰에 신고하면! 딱 악당들이 체포 당하겠죠. 후후.
악당들이 노리는 건, 한 쌍의 가넷 귀걸이예요. 박물관 내부 ‘보석관’에 전시되어 있죠.
어떤 의식인지, 어떻게 쓰려는지는 불명이에요.
 
미나:악당들이 생각보다 많이 잔인한 놈들이니까 될 수 있으면 싸움은 피하세요! 정말로 살해당할지도 모르니까요.
잠입은 이 미리 빼돌린 경비카드와 열쇠를 사용할 예정입니다. 선배는 저만 믿고 따라오시면 돼요! (손에 척 들려있는 카드와 열쇠를 보여줘요)
 
정말 믿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강지가 원한다면 더 좋은 범행 계획을 세울 수도 있을 겁니다.
 
강지:흠. (귀담아듣고는 끄덕끄덕) 절반 정도는 내가 아는 이야기군.
 
미나:어떻게 그런 사실을...?!
 
강지:말했잖아? 나는 팬텀 블랙 와일드.
 
미나:(두근두근)
 
강지:세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움직인다.
일단은, 우리 미나 말대로 할까?
 
미나:우, 우리... (뭔가 낯부끄러워집니다)
 
강지:(귀여워)
우리 미나 남자친구 있어?
 
미나:흠흠... 지금 만나는 사람은 없긴 한데...
 
강지:그래? (픽 웃어요)
(애기...)
 
미나:왜요? (새침한 척)
 
강지:(귀엽다...)
아니, 없을 것 같았어.
 
미나:ㅁ,
뭐요!?!?!
선배도 없죠?!
 
강지:난 있는데?
 
미나:거짓말!!
 
강지:(씨익 웃어요)
 
미나:ㅡ"ㅡ
씨이.. 선배 애인은 이러는 거 알아요??
 
강지:아니, 모르지.
알면 큰일날걸.
 
미나:흥. (시계를 확인합니다.)
 
둘의 머리 위로 어두운 구름이 드리워 달을 가립니다.
 
스산한 바람이 사이를 휘돌며 지나갑니다.
 
댕, 댕, 댕─
 
먼 곳에서 종소리가 울리면,
 
미나:이제 들어가요.
어쨌든 도와주기로 한 거니까, 발뺌 못해요.
알죠?
 
강지:당연하지.
나 팬블와는 무르는 법이 없어.
 
미나:(으으... 유치해!)
 
단단히 마음을 다질까요.
 
강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전 형사였지만, 지금부터는 괴도!
 
……가 아니라 도둑! 2인조입니다.
 
심지어 파트너는 바로 그 팬텀 캣 로즈의 과거.
 
생초짜 시절.
 
까딱 잘못하면 팬텀 캣 로즈의 화려한 전적도,
 
당신의 유능한 행적도 흔적 없이 유치장 속에서 마감될 것입니다.
 
열쇠를 꽂아 돌리고,
 
보안 카드를 단말기에 대면 박물관은 그 육중한 문을 우리에게 열어줍니다.
 
문 안으로 들어서는 미나의 뺨이 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어 있었습니다.
 
강지:긴장풀어.
 
미나:...선배는 처음이 아니니까 그렇죠....
 
강지:(어깨 쭈물)
 
미나:사랑스러운 후배에게 뭔가 조언해 줄 것 없나요?
 
입은 안 굳은 것 같네요.
 
강지:데이트하러 왔다고 생각해.
 
미나:바람둥이... (중얼.)
 
강지:나 바람피운거야?
나랑 사귀겠다는 뜻?
 
미나:
뭐라는
거예요!
 
강지:바람둥이라며.
 
미나:(얼굴 빨개져요) 쉿...! 장난치지말아요!
 
강지:긴장 풀라니까.
 
미나:풀렸어요, 풀렸어!
 
강지:그래? 다행이네.
(솔직히 애기미나가 너무 귀여워서 몰입안되는 강지)
 
어두운 실내, 세월을 머금은 무거운 공기.
 
그렇게 두 사람은─ 박물관 털이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이미지
 
가짜 마스터 장면
 
어둑어둑한 밤, 박물관 옆 풀숲.
 
웅성거리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검은 로브를 푹 눌러써 얼굴이 보이지 않는 서넛이 있습니다.
 
한 손에 쌍안경을 들고 있는 걸 보면, 여태껏 박물관 입구를 감시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
 
“뭐지? 누가 들어갔어. 우리 쪽인가?”
 
“아뇨, 그런 것 같진 않습니다. 보고받은 게 없어요.”
 
“……저놈들은 누구지. 계획이 틀어지면 곤란해.”
 
그들 중 누군가 시간을 확인합니다.
 
자정이 막 지난 12시.
 
“조금 이르지만, 뒤탈이 없으려면 방해물은 치워둬야지.”
 
또 누군가는, 본격적으로 연락을 취합니다.
 
사람을 모으려는 걸까요.
 
검은 로브 하나가 허리춤을 만지면, 철컥거리는 위협적인 소리가 들립니다.
 
아마도 그들은 무기를 갖고 있습니다.
 
“문제없을 겁니다. 고작해야…… 두 사람이니까요.”
 
비릿한 미소와 함께, 선고가 내려집니다.
 
“돌입을 준비해라.”
 
이미지
 
밤의 박물관은 처음 와봅니다.
 
야간 개장도 아니고, 야간 폐장한 박물관에 강제로 들어오다니요.
 
미나는 로비를 두리번거리며 감탄을 흘립니다.
 
미나:선배는 '박물관이 살아 있다' 보셨어요?
 
강지:엄청 오래된 영화말이지?
아기 때 봤던 것 같은데...
 
미나:지금 저희가 이렇게 걷고 있는데 작품들이 모두 살아 움직이면 어떨 것 같으세요??
 
강지:이 때부터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했구나?
아니지, 아무것도 아냐.
 
미나:ㅡㅡ?!
지금... 나 공격 당한 것 같은데...
 
강지:아니야.
 
미나:ㅍ"ㅍ
 
강지:가넷 귀걸이가 우리 앞에 걸어오면 편리하고 좋을텐데.
 
미나:저희 앞에 와도 도망가겠죠!
 
강지:왜?
 
미나:작품이 인간한테 잡히고 싶겠어요?
 
강지:흠...
 
미나:분명 밖으로 탈출하고 싶을거라고요!
 
강지:그럼 더 좋은 거 아냐?
이렇게 숨어들어가서 찾을 필요 없잖아.
 
미나:그런가...?
 
강지:그렇지.
 
미나:.......
 
강지:왜?
 
미나의 이상한 상상은 뒤로 하고, 우선은 [로비]부터 살펴보는 게 낫겟군요.
 
강지:(로비 두리번)
 
미나:하지만 탈출했다가 악당 아지트에 들어가면!
그게 그건데!
 
강지:이제 그만 상상해.
 
로비
 
낮이었다면 활발했을 로비. 지금은 아무도 없습니다.
 
강지:그럴 일 없으니까...
 
한쪽에 경비원 데스크가 있는데, 자리는 텅 비어 있습니다.
 
미나:어떻게 확신하세욧!
 
강지:야간 경비는 안 서나?
 
미나:아, 지금은 순찰하고 있을 거예요.
 
강지:아니, 움직일 일 자체가 없을 거라고.
 
미나:동선을 피해서 다니면 괜찮아요!
 
강지:그래.
 
미나:정 안 되면 챙겨온 경비복으로 갈아입고 동료인 척 흉내내도 좋지 않을까요???
 
그다지 실효가 있을 것 같진 않군요.
 
데스크에서 [시설 팸플릿]과 [테마 전시 팸플릿]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강지:경비 끼리도 안면을 텄을 거 아냐?
 
미나:그니까 자알~ 연기 해야죠.
 
강지:특히 박물관이면 더더욱 서로를 알아야지.
(시설 팸플릿 뽑아요)
 
시설 팸플릿
 
박물관 내부 지도와 대표 작품이 간략하게 실려 있습니다.
 
이 박물관의 주제는 ‘아름다움’으로, 다양한 시대를 폭넓게 다루며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은 예술품을 전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름다움이라…….
 
그거야말로 시대에 따라 기준이 다를 텐데요.
 
미나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 냉큼 질문을 던집니다.
 
미나:선배는 아름다움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강지:아까 달 뜬 거 봤어?
 
미나:네!
 
강지:그게 아름다운 거지.
 
미나:보기보다..
낭만적이시네요?!
 
강지: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우주와 자연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은 그 어떤 가공품도 따라올 수 없지.
 
미나:왠지 돈이나 금화같은 걸 아름답다고 할 줄 알았는.... 데.... (와...)
 
강지:난 그런 걸 노리는 도둑이 아니라고.
 
미나:선배 이과죠?
 
강지:문과야.
 
미나:그럼 뭘 노리는데요?
 
강지:이 세계를 어지럽히려는 악당들.
 
미나:(웃음을 터트립니다)
선배 진짜 이상해~
 
강지:진심이야.
 
미나:그치만 마음에 드네요. (히죽)
정의를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저도 그것만을 바라보고 나아가겠어요!
 
강지:정의도 아름다운 거지.
그러니 의적도 아름다워.
 
한편 지도를 보면 회화관, 조각관, 사진관으로 세 분류가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미나:(뿌듯)
저도 아름답나요? 후후...
 
강지:아름답지.
(다른 팜플렛도 봐요)
 
미나:......... (큼)
 
보기 전에 관찰력 판정
 
강지: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그나저나 이 팸플릿 어디에도 ‘보석’에 관한 항목은 없습니다.
 
미나는 수상한 악당들이 ‘가넷 귀걸이’를 노리고 있다고 했는데요.
 
보석은커녕 보석관도 없잖아요?
 
테마 전시 팸플릿
 
팸플릿 전면에 화려한 왕관의 사진이 실려 있습니다.
 
《가장 사랑받은 보석들》
 
강지:호오...
 
회화, 조각, 사진에 그치지 않고 각종 보석과 보석 세공품을 전시하고 있다는군요.
 
테마 전시장은 박물관 가장 안쪽에 있습니다.
 
별도의 요금을 내지 않고도 관람할 수 있는 게 장점이지만, 거기까지 가는 과정은 꽤 귀찮겠어요.
 
강지:보석관이 아니라 테마 전시장을 가야겠군.
 
미나:관람 경로가 거의 일직선이라 나름 가까워요!
 
:듣기 판정
 
강지:좋아, 가보자고.
듣기
기준치: 20/10/4
굴림: 26
판정결과: 실패
 
미나:(갑자기 당신을 끌어당깁니다)
 
강지:?!
 
미나를 따라 귀를 기울이면, 뚜벅뚜벅 울리는 발소리가 들립니다.
 
서두르는 게 좋겠습니다.
 
미나:쉬잇.
 
강지:벌써 움직이고 있군.
 
미나:얼른 가요
 
강지:응.
(조용히 이동해요)
 
회화관
 
고즈넉한 분위기의 회화관입니다.
 
그림이 상하지 않도록, 온도 및 습도는 쾌적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야간 조명을 제외하곤 전부 소등 상태라 간신히 넘어지지만 않을 정도입니다.
 
흐릿한 불빛 사이로 다양한 액자들이 벽에 걸려 있는 게 보입니다.
 
강지:완벽한 온도... 습도...
 
미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강지:조명...은 없지만.
 
미나:빨리 와요; 회화관은 숨을 곳이 없어서, 빨리 가야 해요.
사진관도 그렇긴 한데…… 경비원을 조각관에서 따돌리면 앞으론 문제없을 거거든요.
 
강지:그래. (뽈뽈)
 
미나와 강지는 빠르게 걸어갑니다.
 
곁눈질로 슬쩍슬쩍, 훔쳐보기라도 해볼까요?
 
강지:(슬쩍슬쩍)
 
작품명은 《그림자 저택의 주인》.
 
이름 모를 귀부인을 그린 초상화입니다.
 
빛나는 금발을 가진 여성은 신처럼 아름다우나,
 
액자 안에서도 위엄이 느껴질 만큼 냉정한 얼굴입니다.
 
각도에 따라 웃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군요.
 
작품명은 《낙원》.
 
새하얀 소금 사막을 그린 거대한 풍경화입니다.
 
사막 위 신기루 속에서, 반짝이는 사람들이 웃고 있습니다.
 
잔잔한 그리움이 느껴집니다.
 
작품명은 《심해의 가장 아름다운 생물》.
 
은색의 테두리 위로 섬세한 물결무늬가 양각된 액자입니다.
 
순결한 백색에 가까운 라인과 대조적으로 어둡고 침침한 심해를 담고 있습니다.
 
가장 깊은 곳에 흰 물감을 사용해, 침몰하는 여인을 그렸습니다.
 
작품명은 《■■의 성화》.
 
널찍한 황금빛 밀밭과 푸른 하늘, 그리고 작은 오두막을 그린 풍경화입니다.
 
목가적인 풍경임에도 평화롭게만은 느껴지지 않네요.
 
작품명은 《베일을 쓴 아리아드네》.
 
천이 덮여 안쪽을 확인할 수 없는 그림입니다.
 
강지:....!
 
천 겉면에 작은 팻말이 붙어 있습니다.
 
‘해당 작품은 판매되어 이동 예정입니다.’
 
강지:(추억이군...)
 
마지막 그림을 본 강지는 추억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네요.
 
이 그림, 묘하게 인연이 있단 말이죠.
 
강지:아름다움이라더니, 사실인가보군.
 
:천을 들춰볼 수 있습니다. 그냥 가도 됨
 
강지:(슬쩍 들춰봐요)
 
미나:네? 뭐가요?
 
천을 들쳐 본다면 강지가 기억하는 바로 그 아리아드네가 그려져 있습니다.
 
커다랗고 휘황찬란한 귀걸이를 한 여인이, 베일을 쓴 채 눈을 내리깔고 있습니다.
 
손에는 막 감다 만 실타래가 들려 있고요.
 
강지:의적이 아닌 진짜 괴도라면 이걸 노렸을 거야.
그렇지?
 
미나:헤헤... 아무래도 그렇죠... 이런 그림 하나 가져다가 팔면... 하루아침에 백만장자.... (행복한 미소)
 
강지:어쭈.
 
미나:떼어내고 몰래 바꿔치기하고 싶다... (속물적 발언 중얼)
 
강지:그런 속물적인 생각을 하다니. (다시 덮어요)
후배로 안 받아줄 수도 있어.
 
미나:생각만 한 거예요~ 생각만!
 
강지:흐음.
(눈썹 꿈틀)
 
미나:헤헤... (강지 손 잡아서 쭈물..)
진짜!
생각만!
 
강지:내 활동경력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해.
 
미나:(끄덕끄덕!)
 
강지:(다시 조용히 이동합니다)
 
일렬로 뻗은 회화관을 주파하면, 저 앞에 조각관의 입구가 보입니다.
 
인기척과 발소리도 한층 가까워졌습니다.
 
미나:조각관의 구조는 좀 꼬여 있거든요.
커다란 조각상도 많고요.
잘 숨어서, 저 끝까지 다 보고 돌아오는 경비원을 따돌리면 돼요.
 
한밤의 숨바꼭질이라니…….
 
강지:게임같네.
 
숨어 도망치는 쪽은 한 번도 아니었는데 말이에요.
 
조각관
 
신비로운 분위기의 조각관입니다.
 
일렬 구조였던 회화관과 달리, 조각관은 마치 미로 정원처럼 벽과 모퉁이가 많습니다.
 
어떤 길을 따라가면 박물관 야외로 통하는데, 잔디밭 위에 설치물이 전시되어 있다고 하네요.
 
미나:지금은 길을 헤맬 여유가 없어요...! 안 들키게 파이팅!
 
강지:그래.
 
경비원의 헛기침과 동시에, 미나가 소리 죽여 달리기 시작합니다!
 
Event. 한밤의 숨바꼭질
 
:조각관은 통로가 많아, 아르바이트생인 미나는커녕 베테랑 경비원도 길을 헤매기 일쑤입니다.
서로가 가지 않을 길을 선택하여 이동하는 이심전심(리버스) 게임입니다.
 
(To GM): 5
 
:강지는 1~6중 숫자 하나 골라주세요
 
강지:6
 
강지와 미나는 재빨리 한쪽 모퉁이로 쏘옥 숨으며 이동합니다.
 
다행히 이쪽에서 경비원의 발걸음 소리는 들리지 않네요.
 
강지:후...
 
얼마나 엇갈렸을지는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어서 다음으로 이동해요!
 
:강지 1~5중 하나 골라주세요.
 
(To GM): 2
 
강지:4
 
미나:완전 떨려요...! (아주 작게 헥헥댐)
 
강지:괜찮아, 내가 있잖아. (도담)
 
고작 얼마나 뛰었다고 미나가 조금 가쁜 숨을 내뱉습니다.
 
강지:이래서 의적이 되겠어?
 
미나와 강지가 선택한 길에도 경비원의 발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아주 잘하고 있어요!
 
미나:될 수 있어요...! ㅡㅡ!
 
강지:그래.
 
미나:이제 어느 쪽으로 갈 거예요?
 
:강지 4를 제외한 1~5중에 골라주세요
 
(To GM): 5
 
강지:2
 
:어허.
 
강지:ㅇ왜.
 
:5도 있는데 3까지만 굴리면 쓰나.
 
강지:내맘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거참 ㅡㅡ!
 
강지:4나오면 어케!
 
미나와 강지는 다시 조심히 이동합니다.
 
:그니까 그냥 본인의 의지로 골라야지~
 
강지:모두 운에 맡긴다.
 
완전히 엇갈린 모양이에요.
 
이곳에도 경비는 없습니다!
 
강지:나 잘하지?
 
미나:(조금 반했음) 흠흠...
찍신이시네요.
 
강지:지금은 안되고 고백하려면 나중에 해.
 
미나:ㅡㅡ?
누가 한대요...!?
어이없어, 진짜!
 
강지:(앞머리 차락)
 
미나:.........................! 에휴, 안봐야지 내가...정말!
 
강지:좋으면서.
 
미나:(ㅋㅋ 퍽침 ㅠ)
 
강지:쉬잇.
 
영문도 모르고 여러분을 지나쳐간 경비원은, 이후 나타나지 않습니다.
 
다행이에요. 잘 따돌린 모양입니다.
 
미나:이제 사진관이에요, 선배.
 
강지:이제 조각관도 끝인가.
응, 가자.
 
미나:선배가 이상한 소리해서 들킬뻔 했지만.
 
강지:나한테 잘 의지해왔으면서 무슨 소리야.
 
사진관
 
모던한 인테리어의 사진관입니다.
 
셋 중 가장 역사가 짧다 보니, 소장품의 수도 적습니다.
 
다른 두 관과 달리, 사진관은 주기적으로 전시 사진을 변경한다고 하는데요.
 
현재 진행 중인 테마는 〈변화하는 아름다움〉입니다.
 
미나:우와....
예쁘다!
 
특정한 장소를 시간, 그리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촬영한 사진이네요.
 
세계 각국의 놀이공원 사진입니다.
 
제대로 된 놀이기구도 없던, 빈약한 시절부터 점점 현대적인 놀이기구가 세워지는 모습.
 
강지:다음에는 낮에 만날까?
 
퍼레이드와 쇼를 공연하는 모습.
 
북적거리는 아침 매표소 줄과 손에 손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밤의 가족들.
 
미나:왜요? 저한테 더 비법을 가르쳐 주려구요? (히죽)
 
강지:...이걸 못 알아듣네.
여기가 너무 아름다워서 데이트하자는 거지.
 
미나:...애인 있다면서요!
역시 바람둥이야!
 
강지:그래서 싫어?
 
미나:............으읏...! ㅇ`///ㅇ
 
강지:(애기...)
 
미나:놀이공원 좋아해요...?!
 
강지:...
좋아하지.
회전목마 좋아하거든.
 
미나:...
저도 회전목마 제일 좋아하는데...
이런 거까지 닮았네요.
 
강지:닮아?
너랑?
 
미나는 기분 좋게 웃습니다.
 
미나:아닌가요?
 
강지:음... 닮았지.
 
미나:의로운 도둑인 것도 닮았고.
 
강지:맞는 게 많네.
 
미나:이상한 건... 선배가 더 이상하지만.
아무튼 독특하다는 점도 닮았어요.
 
강지:넌 왜 독특한데?
 
미나:... (슬쩍 당신에게 붙습니다) 몰라요. 애들이 다 그러던 걸요.
물론 좋은 의미의 독특함이니까 걱정마시구요.
 
강지:학교생활이 궁금하네.
 
미나:(입꼬리 씰룩) 그럼 저희... 놀이공원 가기로 약속한 거예요. 알겠죠?
 
강지:응?
 
미나:데이트 하자면서요.
 
강지:뭐야, 갑자기.
마음이 변했어?
 
미나:싫다고 한 적은 없는데요. (시침 뚝.)
 
강지:흠... (흥미로움)
너 귀엽다?
 
미나:.......... 흠흠.. 제가 좀.
 
강지:(옆머리 만지작)
전부터 생각했는데 말이야.
네 눈은 달을 닮은 것 같아.
 

미나:(두근두근)(안돼 권미나 정신차려! 넌 임무 수행중이라구!)

네...? (혼자 생각하다가 당신의 말에 눈을 크게 뜨고 쳐다봐요)

 
강지:아름답다고.
 
미나:........ (모자 푹 눌러써요)
 
강지:보는 게 싫어?
 
미나:아, 아니... 그런 말은 처음 들어봐서... 조금 부끄럽네요.
 
강지:그래? (시무룩...)
 
미나:... (흘긋)
 
강지:(눈썹 축)
 
미나:왜 그런 반응... (강아지 같다...)
 
강지:네가 가리면 못 보니까.
 
미나:저희 지금 세상을 구하는 중이잖아요! 나중에 봐요! (괜히 강지 혼냄)
자자, 거의 다 왔습니다!
 
강지:(축.)
 
미나:... 아, 알겠어요!
(모자 다시 올려요)
 
강지:(금세 씩 웃어요)
 
미나:진짜 이런 사람인줄 몰랐어요, 선배...
능글맞아.
 
강지:나도 원래는 이런 사람 아니었는데...
(중얼)
아무튼 이동하자.
 
미나:넵. (두근두근 심장 쓸어내립니댜)
 
이미지
 
미나:뭐, 프로 도둑 선배 덕분에 무사히 도착했네요. (자기가 더 기분 좋아보임)
 
강지:이제부터가 시작이야.
 
호들갑을 떠는 미나를 뒤로 하고, 당신은 테마 전시관의 입구를 살핍니다.
 
보석이 주제라 화려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입구는 심플하기 그지없습니다.
 
좋게 말해서 심플, 솔직하게 말해서 휑하다…… 일까요.
 
하긴, 보석을 돋보이려면 이런 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강지:좀 더 안으로...
 
:관찰력 판정
 
강지: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들어가려던 찰나, 불길한 기운을 느낍니다.
 
이걸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강지:...!
 
전직(현직) 형사의 감?
 
강지:(미나 막음)
 
이 박물관에서 가장 값비싼 곳을 아무도 관리하고 있지 않다니 말이 안 되잖아요.
 
미나:왜그래요?
 
분명 무언가 있습니다.
 
강지:수상해.
이렇게 휑하게 있을 리가 없어.
분명 장치가 있을 거야.
 
미나:아!
이거! (가방에서 뒤적뒤적 적외선 탐지 선글라스 꺼내요)
 
강지:그래, 그거.
 
미나:(강지 씌워줌)
 
강지:앗 내가... 그래.
 
선글라스를 쓰고, 한층 어두컴컴해진 시야로 고개를 들면 죽음의 붉은 줄이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강지:(죽음의.)
 
이런 건 영화에서만 봤다고요! 어떻게 넘어가란 말이야?!
 
강지:반응센서 투성이야.
 
:이성 판정 0/1
 
강지: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미나:이런...!
벌써부터 두 번째 난관이!
하지만, 저는 멋진 괴도.
 
강지:(ㅋㅋㅋㅋㅋ)
 
미나:선배! 일단 선글라스를 제게 주세요!
 
강지:(드림)
 
선글라스를 넘기자, 붉은 줄을 확인한 미나가 전율하더니 선글라스 렌즈 하나를 똑 부러뜨립니다.
 
그리고 그걸 주섬주섬 자기 눈에 갖다 붙이네요.
 
미나:이제 둘 다 선을 볼 수 있으니 안심이에요! (엄지척)
 
강지:천잰데?
 
미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강지:(엄지척.)
 
미나:(칭찬받았다!)
 
지금부터 아슬아슬한 트위스트-림보 구간입니다.
 
한쪽 선글라스 렌즈에만 의지하여 선을 넘어야 하므로 배로 어렵습니다.
 
강지:어어, 가보자고.
 
미나:선배를 뒤따라 갈게요!
 
강지:조심히 와, 아기야.
 
미나:아기 아니거든요?!
 
강지:쉿.
 
우선 다리부터 넘어가고, 뒤이어 팔이 오고,
 
등이 무너지지 않게 코어 근육으로 버텨가며 다음 선으로 향합니다.
 
:강지와 미나 코어 힘으로 버텨보자. 근력 판정
 
강지:
근력
기준치: 75/37/15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미나:
근력
기준치: 45/22/9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와)
 
강지:(W0W)
 
미나 이자식... 지구력은 약해도 코어는 좀 있나보네요.
 
강지는 경찰의 몸으로 이런게 어려울리가 없죠.
 
둘은 능숙하게 선을 넘어갑니다.
 
미나:헉... 다음은 깜빡깜빡거리는 순발력을 보는 선이에요, 선배!
 
미나의 말대로 어중간한 위치에 있는 붉은 선이 깜빡깜빡거립니다.
 
강지:민첩하게 행동해야겠네.
 
재빨리 넘어가지 않으면 안되겠어요.
 
:강지와 미나 재빨리 이동! 민첩 판정!
 
강지: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미나: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강지:(망햇다)
 
강지가 타이밍을 못맞추고 선에 걸릴뻔 하지만, 뒤에서 미나가 당신을 밀어붙이고 통과시킵니다.
 
강지:....!
고마워.
 
덕분에 몸이 조금 얽혀버렸지만 들키지 않은거에 감사해야할까요.
 
강지:가슴이 걸릴 뻔했어.
 
미나:....... (가슴 봄)
 
강지:덕분에 살았어.
 
미나:흠흠... (눈 돌림) 별, 별거 아닌걸요.
빨리 이동해요.
 
강지:가넷 귀걸이는 어디있지?
(더 안쪽으로 가요)
 
다음 구간은 아주아주 간격이 좁은 구간이네요.
 
어떻게 보면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는 않은데...
 
:미나와 강지 크기 판정
 
강지:
크기
기준치: 75/37/15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미나:
크기
기준치: 50/25/10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강지의 거대한 몸이 또다시 닿을 뻔합니다.
 
강지:읏...
너무 좁아.
 
이런 일은 처음이라 그런지, 강지의 몸이 점점 무너지기 시작해요.
 
강지:(힘들다!)
 
뒤에서 미나가 받쳐준 덕분에 또다시 걸리는 건 피했지만, 위태로운데요?
 
강지:이거... 생각보다 어려울지도.
 
미나:이젠 진짜 제 힘으로 못 버티니까...!
잘하라구요...!!
 
강지:미안...
잘도 숨겨놨네.
 
자, 다음 구간 역시 코어 힘을 발휘해야만 합니다.
 
배와 다리에 힘을 주고 건너세요!
 
:강지와 미나 근력 판정
 
미나:흐읍...!
(힘줌)
 
강지:(강강지, 넌 대한민국 경찰이야! 여기서 무너지지마!)
 
미나:
근력
기준치: 45/22/9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강지:
근력
기준치: 75/37/15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제야 중간까지 왔는데 녹초가 된 기분입니다.
 
강지:하아...하아...
 
그래도 아직 힘은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강지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힙니다.
 
미나:선배 파이팅...!
 
강지:미나야, 무사히 도착하면...
놀이동산 꼭 가자. (플래그 세움)
 
미나:아, 선배!
 
강지:긴장 풀라고 한 소리야.
 
미나:진짜 또 걸리면 안 만날 줄 알아요!!
 
강지:아, 알았어....
 
다시 깜빡깜빡 구간이로군요.
 
강지:하..........................................................
 
이번엔 무려 3개의 줄이나 통과해야합니다.
 
자, 타이밍을 보고... 달리세요!
 
:민첩 판정
 
미나:(후닥!)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강지:(썬글라스를 쓰지 않은 한쪽 눈을 감은 채로 다른 한쪽 눈만을 의지하기로 합니다. 빈 공간이 차례로 빨간 센서로 채워지는 걸 확인한 순간, 몸을 민첩하게 밀어넣어 달려나갑니다. 강지의 계획은, 차례대로 꺼지는 센서를 똑같이 민첩하게 차례대로 넘어가는 것! )
(보너스줘)
 
:보나스 하나 드립니다.
 
강지:(하)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5484
+2: 극단적 성공
+1: 극단적 성공
  0: 극단적 성공
-1: 보통 성공
-2: 보통 성공
 
:오~~~
 
강지:(나의진심이통햇구나!!!!!!!!!!!)
 
강지는 순간적인 ㅋㅋ힘을 발휘해 붉은 선을 통과합니다.
 
머리카락 한올마저 닿게 두지 않을 거라고요.
 
강지:(샥샥!!!!!!!!!!!!!!!!!!!!!!!!!!!!!!!!!!!!!!!!!)
 
방금은 정말 마치 범죄자를 잡으려던 형사의 모습만큼 빨랐어요. 멋져요!
 
미나:와....
 
강지:하, 진 빠져....
 
미나:빠지면 안돼요!
 
강지:알았어...
 
미나:왜냐면 이번엔 점프구간이에요!!!
 
강지:....뭐?!
누가 전시회에 그런 구간을!
 
미나가 가리킨 방향을 바라보면 바닥에서 요리조리 붉은 선이 움직입니다.
 
마치 테일ㅇ런ㅇ의 넷이서 한마음 같네요.
 
강지:6년전의 대한민국... 대단한데...
 
:두 사람 민첩 판정!
 
미나:역시 보석을 강탈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네요!
에잇!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역시 후에 날라다니는 팬캣로 답습니다.
 
미나:선배! 생각이 많으면 더 하기 힘들어요!
그냥 저 따라 오세요!
 
강지:핫! 핫! (발을 한 군데로 모아 높게 토끼뜀을 뛰며 민첩하게 요리조리 피해봅니다. 그 모습은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아, 알았어...
 
미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강지: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미나:
 
강지:(시발)
 
팬캣로 이자식아~~~~~~~~~~~~~~~!
 
괜히 미나의 말을 따라 얼레벌레 뛰어갔다가 얄짤없이 붉은 선에 닿고 맙니다.
 
강지:악!
 
눈을 질끈 감고 곧이어 울릴 요란한 사이렌을 기다리고 있으면……
 
어라? 어째선지 지독히도 조용합니다.
 
강지:뭐, 뭐야.
 
눈을 뜨면 붉은 선들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습니다.
 
마치 누가 방범 스위치를 내린 것처럼요.
 
강지:또 무슨 함정이... (식은땀)
 
하지만 누가 그럴 수 있겠어요?
 
얼떨떨한 채로 내민 손을 잡고 일어납니다.
 
이거, 좋은 일일까요?
 
강지:어....
 
미나:잘 모르겠지만 이틈에 빨리 훔치고 나가요!
 
강지:그, 그래!
 
그래요. 지금이라면 보석에 손을 대도 아무도 모를 겁니다.
 
어느새 땀이 식었는지 등이 기분 나쁘게 축축합니다.
 
다른 보석이 눈에 들어올 리 없습니다.
 
그저 목표로 하는 보석을 찾아갈 뿐.
 
미나:(보석 찾아 매의 눈으로 두리번)
 
강지:(가넷가넷가넷!!!!)
 
:관찰력 판정
 
강지:
관찰력
기준치: 60/30/12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강지는 ‘가넷 귀걸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강지:(민첩이랑 수치가 같은데)
(왜냐고)
 
아니, 처음부터 그 귀걸이는 강지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잊어버릴 수 없을 만큼 익숙한 모양이었으니까요.
 
미나:와! 여깄다!
 
강지:저건....!!!!
 
미나:가넷으로 장미꽃을 표현하다니, 참 멋진 것 같아요!
 
강지:네 거잖아!
 
미나가 두꺼운 유리 너머의 귀걸이를 보고 재잘거립니다.
 
당신은 그 귀걸이가 무엇인지 압니다.
 
팬텀 캣 로즈의, 붉은 장미꽃 귀걸이.
 
당신을 수많은 곳으로 인도하고 위기에서 구해준 아티팩트.
 
미나:네? 이게 왜 제...것...?
 
이 귀걸이를 사용한다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지금 바로도 가능하다고요.
 
강지:내가 찾던 귀걸이...
이거야!
 
미나:?????????
 
강지:(유리관에서 꺼낼 수 있는지...)
 
미나:도둑질을 하려던 이유가 그런 것 때문이었어요...?
 
미나가 강지에게 물으며 유리 진열장을 열어젖힙니다.
 
강지:의적이라니까. 흠흠.
 
귀걸이가 한층 선명하게 반짝거립니다.
 
강지:일단... 시간선이 꼬이면 안되니까...
 
미나:아, 예뻐라~
 
강지:사용법을 알려줄게.
 
미나:네? (귀걸이 집어요)
 
강지:이걸 만지면서 강하게 밖을 상상하면 그곳으로 갈 수 있어.
그거 함부로 집어도 돼?!
 
쨍그랑!
 
불현듯 유리 진열장이 깨집니다.
 
미나:꺅!
 
누가 돌을 던지고 간 걸까요?
 
아니면, 난데없이 바람이라도 분 걸까요?
 
하지만 여긴 실내고, 저건 방탄유리라고요!
 
산산조각이 난 유리가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당신은 이 불길한 기운이 너무나도 익숙합니다.
 
강지:(미나 뒤로 빼요)
 
:강지 회피 판정 (+1)
 
강지:
회피
기준치: 30/15/6
굴림: 801254
+2: 어려운 성공
+1: 어려운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휴)
 
ㄷㄷ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곧, ‘그것’이 당신의 머리카락을 스치고 날아가 벽에 박힙니다.
 
누군가 총을 쏘고 있습니다.
 
미나는 당황하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강지:숙여, 미나야!
 
몸을 숙이지도 않는 게, 이대로 두면 크게 다치거나 죽을 것입니다.
 
미나는 아직 괴도가 아니니까요.
 
이번엔 당신이 그를 누르며 몸을 숙일 차례입니다.
 
강지:(미나를 잡고 같이 숙입니다)
 
삽시간에 덮쳐오는 무게에 미나는 짧은 숨을 내쉽니다.
 
미나:읍...!
 
강지:(입을 막아요)
 
여전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유리가 깨지고, 벽에 박히고, 야간 전등이 깜박거립니다.
 
게다가 한 사람이 아닙니다.
 
다수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옵니다.
 
강지:(많아...!)
 
강지: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3
 
미나:
 
엉금엉금 포복으로 기어, 기둥 뒤에 숨습니다.
 
핏빛 루비 목걸이니 무지갯빛 영롱한 다이아몬드니 값비싼 보석이 바닥에 나뒹굴어도 눈에 들어올 리 없습니다.
 
강지:(도와줄 미나가 없다는 걸 실감...)
 
보석에 묻혀 죽어도 행복하지 않다고요.
 
악당 집단이 완전히 도달하기 전에 딱 한 가지 행동이 가능합니다.
 
귀걸이를 사용한다.
 
강지:미나, 귀걸이 안 잃어버렸지?
 
미나:어, 어떡해요...
(울망이는 눈으로 고개 조금 끄덕여요)
 
강지:아까 내가 말했던 것처럼, 이동하자.
 
미나:그, 그렇게 말해도 어떻게 하는지...
 
강지:귀걸이를 이렇게 만지면서... (미나 손안에 있는 걸 같이 만져요)
강하게 상상하는 거야, 박물관 밖을...
 
미나:.... (무섭지만 일단 시키는대로 눈을 꾹 감고 상상해요)
 
강지:가자...!
 
미나의 손에 귀걸이를 억지로 쥐여주고, 강지는 정신을 집중합니다.
 
그러나 마력을 주입해도 귀걸이는 옅게 빛날 뿐이네요.
 
띠링,
 
강지:....왜?!
 
흡사 어떤 장르의 상태창처럼 메타적인 시스템 메시지가 떠오릅니다.
 
: 최초 사용 시, 가동에 시간이 걸립니다. 충전 완료까지 ??:??
 
강지:뭐, 뭐야.
이거... 부팅해야돼?!
마법이 아니라 기계네 그냥!
 
미나:(결국 폰을 꺼내서 경찰에 신고합니다)
 
강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0
 
미나:저기요, 경찰이죠? 살려주세요!
 
강지:하....
 
미나:지금 총을 든 테러리스트가 박물관에 나타나 여기저기에 총을 쏘고 있어요. (눈물 찔찔)
 
강지:망했어.
 
미나:저는 그 박물관 아르바이트생인데요. 제발 빨리 와주세요... 흐아앙....
 
강지:(허망한 눈으로 미나 안아줌)
 
하긴, 지금은 경찰밖에 믿을 구석이 없습니다.
 
출동까지는 좀 걸리겠지만요.
 
넉넉잡아 15분,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
 
……다수의 구둣발 소리가 보석관 안쪽으로 들어옵니다.
 
총탄 난사는 멈췄지만, 명백히 우리를 찾는 눈치입니다.
 
미나:(숨 참고 강지 품에서 훌쩍여요)
 
강지:음... 이럴 때 미나라면...
섬광탄 있었나?
 
미나:흐읍... 가방이 찢어진 것 같아요...
 
강지:아...
 
미나:아까 총 때문에...
 
강지:다행히 경찰이 오면 의심 받진 않겠네...
 
기둥에서 살짝 얼굴을 내밀어 살펴보면 그들은 검은 로브를 푹 눌러 쓴, 당신이 익히 아는 ‘사교도’들입니다.
 
강지:ㅋㅋㅋㅋㅋㅋㅋㅋ
SAN Roll
기준치: 62/31/12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미나:ㅅㅂ
 
강지:(뭐냐고)
 
이성 감소 없음
 
미나:서, 선배…… 제가 말하던 그 악당들이에요.
 
강지:보기엔 진짜 한주먹거린데.
 
미나:대체 뭐 하는 녀석들인지…….
 
강지:그...
아마 사람을 희생해서...
나쁜 짓을 하는...
야수같은 집단일 거야...
 
미나:....그런 사람들이 많나요...?
 
강지:많아. 그리고 악독하지. 그래서 나같은 의적이 생기는 거야.
경찰이 손 쓸 수 없는... 지독한 놈들.
 
미나:... (훌쩍) ...
 
강지의 말을 들은 미나의 무언가 결심한 표정으로 보아 이 사람의 미래가 어떨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교도1:어디서 온 쥐새끼들인지는 모르겠다만.
 
사교도 중 하나가 거드름을 피우며 입을 엽니다.
 
다른 이들이 그의 뒤에서 얌전히 늘어선 것을 보면, 아마 그가 이 집단의 리더인 듯 싶습니다.
 
위협적인 총을 든 것은 여전하지만 당장 발포하려는 낌새는 없습니다.
 
사교도1:어떻게 우리의 의식을 알았지?
극비리에 진행한 의식이다. 그 ‘귀걸이’만 있다면 위대하신 그분께 한층 가깝게 다가갈 수 있어.
 
사교도의 목소리가 한층 부드러워집니다.
 
사교도1:자네들이 뭘 모르니 그런 거야. 아마, 누군가의 사주를 받았겠지?
그들을 말해 주면 내 자네들에겐 책임을 묻지 않겠네.
뭣들 하나, 어서 총을 내리지 않고. (다른 사교도들에게 말해요)
 
덧붙인 말에 사교도들이 시선을 교환하며 총을 내립니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내부의 공기가 풀어집니다.
 
당신 곁에서 죽을 것처럼 숨을 참고 있는 미나의 안색도 돌아왔으니까요.
 
사교도1:그렇게 숨지 말고 나오게. 대화는 눈을 보고 하는 거잖나?
 
미나:선배……
 
강지:안돼.
 
사교도1:자네들에게도 그분의 위대함을 알려주고 싶군 그래.
 
이미 신고는 마친 상황.
 
경찰이 출동하기까지 최대한 시간을 끄는 게 중요합니다.
 
강지:우릴 낚으려고 하는 거야.
 
미나는 긴가민가한 눈치입니다만, 사교도는 단순히 ‘총을 내렸을 뿐’이라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강지:총은 여전히 그들 손에 있어.
 
사교도1:이봐~ 우리 모두 총 내렸다니까.
얘기만 좀 하자고. 하하하.
 
미나:... (강지 품에 머리 박아요)
 
강지:(미나 모자 더 푹 씌워줍니다) 조금만 더 버텨. 아직은 괜찮아.
 
사교도2:저 녀석들 안 나오는데요, 형님? (속닥)
 
사교도1:진짜 얘기만 하자니까~
 
강지:없는 척....
 
사교도1:하.... ㅡㅡ
 
강지가 끝내 나오지 않자, 사교도의 인내심도 바닥난 것 같습니다.
 
자기들끼리 수군수군 말을 나누는군요.
 
사교도1:수군수군
 
사교도2:수군수군
 
강지:(쫑긋)
 
:듣기 판정
 
강지:
듣기
기준치: 20/10/4
굴림: 47
판정결과: 실패
미나야, 들어봐.
 
뭘 저렇게 수군거리는거야?
 
미나:(눈물 범벅..)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강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나:흑... 모르겠어요 ㅠ ㅠ
 
강지:괜찮아... (쓰담)
 
미나:선배... 우리는 죽을 거예요....
 
강지:그렇지 않아.
 
미나:(눈물 벅벅 닦음...)
 
강지:넌... 아까 어떤 미래를 꿈꿨잖아.
그러지 않았어?
그 꿈을 이루고나서야 그런 말을 하라고.
 
미나:.... (훌쩍)
 
미나는 당신의 말에 침착한 모습을 보입니다.
 
당신의 손을 꽉 쥐어오는 악력이 강합니다.
 
창백한 얼굴이나마 눈은 결연하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미나:그럼... 우리 죽더라도 경찰이 올 때까지 지독하게 발버둥치다 죽도록 해요...
이대로는 억울해서 못 죽어요....! 죽어도 유령이 되어서 구천을 떠돌며 저들을 저주할래요.
 
강지:그것보단 발버둥치다 살아남자는 말이 더 좋은 것 같은데.
저들이 아무것도 못한 채 유령이 되어 째려보게 만들자고.
 
어차피 강지가 죽게 내버려 두지는 않을 거지만요.
 
허나 아직 귀걸이도 충전 전이고... 미나의 소지품도 아마 바닥에...
 
강지:미나야, 함부로 목숨을 걸지마.
이 세상엔 지독한 네 편이 있다는 걸 기억해.
 
미나:... 세상을 구하는 데에는 목숨을 거는 게 필요한 법이죠. 영화도 다 그렇잖아요!
 
강지:그러지마...
넌 영화캐릭터가 아니라 살아있잖아.
 
미나:... (꿈뻑)
저도 죽기 싫어요. 아까 죽기 싫어서 엉엉 우는 거 봤죠? 아 정말 민망한 모습만 보여줬네...
그치만... 저희는 독안에 든 쥐니까...
뭐라도 해보자는 거죠!
 
강지:계획은 있어?
 

미나:선배, 제 감이지만― 저들은 우리의 ‘배후’를 신경 쓰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 역으로,

 
강지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 미나는 말을 멈추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강지:역으로? (멍청)
 
미나:(멋진 선배의 대답을 바라는 후배애 모습.)
 
강지:(식은땀... 지능 판정할래요)
 
미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보세요
 
강지: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아니
 
:미나가 원하는 답이 뭐죠?!
 
강지:역으로.....
 
미나:(가는 눈으로 쳐다봄)
 
강지:그렇게 보지마.
 
미나의 강지를 향한 호감 게이지가 떨어졌다!
 
강지:진짜 배후가 있는 것처럼... 하자고?
 
미나:네!
바로 그거예요!!!
 
강지:(휴...)
(게이지 다시올려!!)
 
미나:저희 최대한 수상하게 연출해 보자구요!
당장 죽이기 쉽지 않게요!
 
강지:알았어.
 
미나:다행히 있어 보이게 구는 건 저도 자신이 있어요.
선배는 모르겠지만,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거든요. 여기서 일하기 전에는 놀이공원 어트랙션 아르바이트도 했단 말이죠.
 
강지:그래?
잘 어울리네.
 
미나:흠흠. 제가 생각한 건 있죠…….
저희, 대 괴도가 되면 어떨까요?
 
이미지
 
버석버석, 움직일 때마다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온몸을 짓누르는 무게가 상당하고, 독특한 냄새에 코끝이 간질거립니다.
 
진열장의 유리에 웅크리고 앉은 강지의 모습이 비칩니다.
 
위장, 이라기엔 명백하게 이질적인 수풀과 흙. 움직이는 바위와도 같은 수상한 생김새.
 
강지는…… 현재 길리슈트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마취총을 들고요.
 
왜 일이 이렇게 됐는가 하면…… 말하자면 너무 깁니다.
 
...
 
상상의 나래를 펼친 미나가 대폭주했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최초 미나는 2인조 괴도를 구상하여, ‘둘이서 하나인 괴도단’이 어떠냐고 말했지만 강지는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그리하여 괴도를 자칭하는 미나에게 모두 몰아주고, 강지는 미나에 눈이 팔린 틈을 타 사교도들을 어떻게든 처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강지는 사격에는 자신이 있으니까요.
 
기둥 뒤에 숨은 미나가 연막탄(주머니에서 하나 발견한!)을 힘껏 던지는 게 보입니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사교도들이 당황합니다.
 
쉬이 움직이지 못하고 주변만 둘러보는데, 당신은 이미 그들이 ‘어디’에 있었는지 파악하고 있습니다.
 
:강지 사격 판정 3회
 
강지:(거기냐! 마취총 겨누고 쏩니다!)
사격(권총)
기준치: 85/42/17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사격(권총)
기준치: 85/42/17
굴림: 8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사격(권총)
기준치: 85/42/17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미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강지:쳇.
 
사교도1:조심해! 쥐새끼들도 총이 있다!
 
이렇게 제대로 된 반격이 올 줄 몰랐지?
 
아직 끝나지 않았단 말씀입니다.
 
연막 너머로 거대한 실루엣이 나타납니다.
 
미나:(폴짝!)
안녕하세요~ 나쁜 악당 여러분~
미안하지만 여러분이 노리던 것은 제가 가져가야겠습니다!
 
사교도1:……네놈은 누구냐!!!
 
미나:저요? 저는―
 
기분 좋은 웃음 소리.
 
미나:지나가던 괴도인데요.
 
사교도2:괴, 괴도라고?!?!
 
미나:그렇습니다! 장미꽃 고양이 괴도, 깊은 밤을 날아와 이곳에 등장!
 
무리의 가장 뒤에서 멍청한 얼굴을 한 사교도에게, 조준.
 
:강지 사격 판정
 
강지:
사격(권총)
기준치: 85/42/17
굴림: 7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털썩
 
사교도가 털썩 쓰러져도 다른 이들은 눈치채지 못합니다.
 
모두 미나를 바라보고 있으니까요.
 
사교도1:그, 그럼 혹시…… 지난번 제물을 구출해낸 것도 네놈의 짓이냐?!
 
사교도 하나가 입을 열자, 일제히 시끄러워집니다.
 
사교도2:이번 달 활동 자금을 훔친 것도 저 괴도가?!
 
“나, 나도 얼마 전에 아끼던 양말을 잃어버렸는데……!”
 
“난 오늘 다섯 번이나 무릎을 박았어!”
 
강지:(멍청한 놈들....)
 
이렇게 악독한 괴도가 있을 수가!
 
미나는 잠시 침묵하더니,
 
미나:(땀삐질) 그, 그렇습니다! 전부 저의 업적입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갈팡질팡하던 여러분의 모습이 제법 재밌더군요~? 하하하하!
 
뻔뻔하게 사기를 쳤습니다.
 
당신에게 가장 가까운 사교도에게, 조준.
 
:사격 판정
 
강지:
사격(권총)
기준치: 85/42/17
굴림: 3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사교도는 마지막 순간 당신을 발견하고 소리 없는 삿대질을 하지만 곧 기절합니다.
 
몇 명이 이쪽을 돌아보려 하지만 때맞춰 사교도의 리더가 외칩니다.
 
사교도1:에, 에이잇! 시끄럽다!
괴도든 괴도 할아버지든 벌집으로 만들어주면 끝난 일이지! 전원 사격!!!!!
 
이어지는 따발총 세례에, 미나는 너덜너덜 구멍 뚫린 벌집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구멍이 뚫렸는지 그대로 흐물거리며 사교도에게 안기는 거 아니겠어요?
 
사교도1:꺄아아아아악!!!!!!!!!!!!!!
 
시체와 포옹한 사교도는 비명을 지르다,
 
강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곧 미나가 ‘조금도’ 피를 흘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하긴, 당연한 일입니다.
 
미끼 인형에게 피가 흐를 리 없잖아요.
 
미나:선배, 지금이에요!!!!
 
강지, 사교도의 ‘뒤쪽’으로 구르며 빠져나옵니다!
 
:민첩 판정
 
강지: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허억허억)
 
그들이 이쪽을 돌아보기 전에 연신 사격, 사격!
 
강지:
사격(권총)
기준치: 85/42/17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사격(권총)
기준치: 85/42/17
굴림: 4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한놈, 두시기, 석삼, 너구리…….
 
난데없는 길리슈트의 난입에 모두 제대로 된 저항도 하지 못하고 쓰러집니다.
 
당신에게 총구를 들이대도, 미나가 던지는 소지품에 맞아 빗나갈 뿐입니다.
 
(소지품이 다 떨어지자 보석도 던지고 있습니다. 귀중한 보석에 흠집이 나다니 좀 안타깝네요.)
 
강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철컥, 마취총이 이마에 겨눠지자 삽시간에 혼자 남은 사교도의 리더가 꽥 비명을 지릅니다.
 
사교도1:다, 당신 대체 누구야?!
 
오롯한 강지의 차례입니다.
 
아무도 당신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괴도에게도 지지 않을 멋진 대사와 함께 방아쇠를 당겨주세요!
 
강지:똑똑히 기억해둬라!
내 이름은!
하늘에서 떨어져 또다른 시간선의 괴도를 구하러 온, ★팬텀 블랙 와일드!!★
사격(권총)
기준치: 85/42/17
굴림: 4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사교도1:ㅁ, 뭣이?!
(꽥)
 
전투, 종료.
 
사교도를 전부 쓰러트렸습니다!
 
강지:하...
이거 너무 힘들어....
 
방심해 줘서 다행이지요.
 
이쪽은 아무것도 없는 일반인이라고 생각하니,
 
고작 둘(장차 전설의 괴도가 될 이와 원래도 베테랑 형사)에게 탈탈 털리는 겁니다.
 
숨을 돌리며 길리슈트를 벗으면, 미나가 후다닥 달려오다 말고……
 
넘어집니다.
 
강지:?!
 
미나:(쿠당탕)
 
강지:미나!
(달려가서 일으켜줘요)
 
미나:아야야...
 
강지:괜찮아?
 
미나:긴장 풀렸더니...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요... 헤헤
 
강지:(업어줘요)
 
미나:우앗...!
 
강지:그런데 경찰한테 어떻게 설명하지?
 
미나:(당신의 목을 끌어안으며) 그보다 선배! 나 아까 엄청 멋졌죠?!.
 
강지:어?
 
미나:장미꽃 고양이라니! 영어로는 캣 로즈! 예쁘지 않아요?
 
강지:그래, 그래.
그럼 넌 팬텀 캣 로즈해라.
 
미나:귀걸이를 보고 장미를 생각했는데 고양이를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그렇게 돼버렸거든요~
 
강지:이제부터 고양이처럼 유연하게 움직이면서 괴도활동을 하면 되지.
 
미나:(당신의 말에 하하 웃습니다) 네네~ 팬텀 블랙 와일드!
 
강지:후훗.
 
:지능 판정
 
강지:
지능
기준치: 75/37/15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삐용삐용삐용, 요란한 사이렌이 울리더니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보석관까지 일사불란하게 달려오는 모습이 대단합니다.
 
“3조는 후문으로 진입해! 앞뒤로 포위해서 한 놈도 못 빠져나가게 하자고!”
 
동시에 귀걸이가 환하게 빛이 납니다.
 
직감적으로 충전이 완료되었음을 깨닫습니다.
 
강지:....!
 
지금이라면 경찰을 피해 달아날 수 있겠죠.
 
옆 건물 옥상이라면 딱 적당할 것입니다.
 
강지:(옆건물 옥상 어떻게 생겼는데)
 
미나:어, 어떡해요! 저희 이러다가 체포 당하겠어요!
으아앙
 
강지:잠깐, 6년 전 기억을 살려볼게....
 
창문 너머로 보이는 건물을 보고 상상해봅시다 ㅋㅋ
 
강지:그러니까.... 옆 건물 옥상... (창물을 봅니다)
그래, 저기로 가자!
아까 사용법 기억나지?
 
미나:(울망) ...네?? 그거 진짜 되는 거예요?
아까도 안됐잖아요...
 
강지:이제 충전 됐어!
얼른!
 
미나:(울먹이다가 강지가 말한대로 해봅니다)
 
강지:(자기도 같이 만지면서 강하게 상상합니다)
 
귀걸이를 한쪽씩 나누어 갖고, 마력 2을 지불합니다.
 
달밤의 옥상으로 갈까요.
 
이별이 가깝습니다.
 
이미지
 
옥상에 기대면, 허리를 받쳐오는 난간이 끼익끼익 불길한 소리를 냅니다.
 
저 아래에서는 경찰들이 기절한 사교도를 체포하고 있습니다.
 
크게 다친 것처럼 보이는 경비원이 구급차에 실립니다.
 
펄펄 뛰며 소리를 지르는 경찰이 눈에 띄네요.
 
“신고자를 찾아내! 생명이 위험할지도 모르니 당장!”
 
아, 어쩐지 얼굴이 눈에 익습니다.
 
괴도를 놓칠 때마다 당신을 족치던 지옥의 개 같은 상사입니다.
 
이때는 확실히 젊은 티가 납니다.
 
강지:호오.
 
뜻밖의 만남에 감회를 품고 있노라면, 미나의 뚱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미나:...선배.
선배는 진짜 누구예요?
 
조금 전까지의 희열은 어디로 간 듯, 미나는 불신과 의심, 숨길 수 없는 호기심을 담고 당신을 바라봅니다.
 
강지:나?
 
미나:그 귀걸이에, 그런 힘이 있는지는 어떻게 안 거예요?
혹시 선배도…… 당신도 저놈들하고 관련이 있는 건 아니죠?
 
강지:그랬으면 널 제일먼저 넘겼겠지.
 
미나:(의심)
 
강지:(쓰담)
난 네 구원자야.
왜 의심해.
 

:엔딩 전 마지막 RP 구간입니다. 강지는 원하는 만큼 대화할 수 있습니다.

미래에서 온 사람이라며 장난스럽게 굴 수도 있겠고, 진지하게 해명할 수도 있겠죠. 

또는 본편 1부의 해묵은 원한을 풀기 위해 ‘짓궂게’ 굴 수도 있을 겁니다. 

음, 아까부터 섬광탄이 옥상 바닥을 구르고 있거든요.

 
칼자루를 쥔 것은 당신입니다.
 
강지:네 운명을 바꾼 게 나였다니...
괴도만이 살 길이었구나.
 
미나:그렇지만 수상하잖아요. 귀걸이 효능은 어떻게 알았냐니까요?
 
강지:내 애인이 가르쳐줬어.
 
미나:ㅍ.ㅍ 애인이 뭐하는 사람인데요?!
 
강지:내 애인도 사실... 대 괴도거든.
 
미나:...........................네!?
 
강지:지금은 은퇴했지만.
이거랑 같은 걸 갖고 있어.
 
미나:...
칫. 애인 놔두고 저한테 왜이리 친근하게 굴었어요? 남녀 사이에 친구는 없다잖아요.
데이트는 취소하기로 해요.
 
강지:그런 틀에 박힌 상식은 누가 가르쳐줬어?
 
미나:흥, 몰라요, 몰라.
 
강지:하하,
그냥 네가 무척 닮아서 그래.
그 달같은 눈이.
 
미나:애인이 알면 엄청 싫어할 걸요!
그러다 차일지도 몰라요~
 
강지:글쎄~
오히려 좋아할지도 모르겠는데.
 
미나:뭐야... 이상해!
 
강지:미나야, 우리는 다시 만날 거야.
(귀걸이 꼭 쥐어줍니다)
그때까지 몸 좀 사리고 다녀.
내 애인이 은퇴한 걸 이어받는다고 생각하고, 이건 네가 지니고 다녀.
 
미나:....엄청 확신하네요. ㅍ.ㅍ
 
강지:당연하지, 난 너보다 똑똑하거든.
 
미나:...호텔에 묵는다면서요. 근데 왜이렇게 다른 곳으로 갈 곳처럼 말하는 거예요?
 
강지:내가 할 일은 다 끝난 것 같아.
 
미나:.... 어디로 가는데요!
 
강지:가르쳐 줄 수 없어.
6년 후에 널 찾으러 올게.
 
미나:... ㅍ'ㅍ
 
강지:그때까지, 멋진 괴도로 성장해있어.
 
미나:약속해요. (새끼 손가락 내밀어요)
 
강지:너에게 이 도시를 맡길게.
(손가락을 겁니다)
반드시 널 만나러 갈거야.
네가 싫어해도.
 
미나:(마지막 말에 빙글 웃어요)
그건 좀 기대되는 멘트네요.
기대할게요.
오늘...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강지:서로 도운 거지. (제가 갖고 있던 한쪽 귀걸이 보여줘요)
나도 널 믿고 안심하고 돌아갈 수 있겠어.
팬텀 캣 로즈, 잘 부탁한다.
 
장미꽃 귀걸이의 한쪽은 미나가, 다른 한쪽은 강지가 갖고 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괴도’를 떠올리며 사용한다면 제대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듭니다.
 
한바탕 소란이었네요.
 
미나:.... 기다릴게요!
 
강지:안녕.
즐거웠어, 어린 미나.
(귀걸이를 만지며 현재의 미나를 떠올립니다!!)
 
작별 인사 후, 마력 3을 지불합니다.
 
지금까지와 다른 눈부신 붉은 빛에 몸이 서서히 잠기는 것을 느낍니다.
 
한 발짝 물러서면, 바닥 대신 텅 빈 하늘이 당신을 반깁니다.
 
강지는 느리게 추락합니다.
 
옥상에 선 미나가 이쪽을 향해 필사적으로 손을 흔듭니다.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지만, 벙긋거리는 입 모양으로 미루어보아……
 
미나:다음번엔 절대로 안 놓칠 거예요, 선배!
 
하하, 누가 형사고 누가 괴도인지 모르겠네요.
 
돌아가면 당신의 미나에게 해줄, 썩 재미있는 이야기가 생긴 셈입니다.
 
들어봐, 미나야.
 
천하의 괴도에게도 초보 시절이 있었는데 말이야…….
 
미나 생환, 강지 귀환
 
보상: 이성 회복 1D5, 괴도의 비밀스러운 과거
 
이미지
 
에필로그
 
풀숲, 덩그러니 떨어진 붉은 장미꽃 귀걸이 하나를 줍는 손이 있습니다.
 
미나입니다.
 
미나의 귀엔 귀걸이의 나머지 한쪽이 걸려 있군요.
 
경찰도 모두 돌아간 새벽에 초승달만이 덜렁 떠 있습니다.
 
미나:신데렐라도 아니고 귀걸이를 남기고 가다니요……
 
투덜거리는 태도와 다르게, 미나는 가볍게 미소 짓고 있습니다.
 
미나는 강지의 귀걸이를 품에 넣습니다.
 
미나:이건 다음에 돌려줄게요. 선배.
 
오늘의 기억이 흐려진다 해도, 보석의 꽃은 지지 않을 테니까요.
 
.
 
.
 
.
 
과거의 괴도가 재회를 기약할 즈음,
 
강지는……
 
강지:……여긴 대체 어디야?
 
거미줄이 빽빽하게 늘어진 회전목마, 불길한 금속음을 내는 관람차,
 
중간에 선로가 끊어진 롤러코스터 위로 비가 내립니다.
 
흥건하게 고인 웅덩이에 비친 것은 영락하고 쇠퇴한 놀이공원의 모습입니다.
 
사랑스러운 캔디 모양의 마스코트 동상은 목이 꺾여 있습니다.
 
손에 든 팻말은 이가 빠진 것처럼 철자가 군데군데 없습니다.
 
〈■■랜드■서 추억■ 만■어 ■세요!〉
 
기괴한 폐 놀이공원에서, 당신은 절망하며 외칩니다.
 
“여기, 대체 어디냐고?!”
 
시간 여행자의 조난,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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